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는 여름철, 지난 봄 집안 인테리어를 하겠다며 사다 놓은 각종 크고 작은 화분들이 심상치 않다. 아파트 베란다에 내어 놓은 녀석들은 잎이 축 늘어지는가 싶더니 물을 아무리 들어부어도 기운 차릴 생각이 없고, 화장실 냄새 제거에 좋다는 공기청정 식물에서는 잔 벌레가 기어 나온다. ‘그린 인테리어’를 외치며 한 번 잘 키워 보겠노라 장담했던 마음은 어디 가고 저걸 버려 말아 고민하고 있는 당신. 예상외로 식물 키우기 어려운 여름을 맞이한 것이다.
모름지기 여름이란, 세상의 모든 생물들이 자라는 때이다. 쏟아지는 햇살과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누가 돌보지 않아도 그 싱그러운 여름의 생명력으로 쑥쑥 자라나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파트나 사무실 같은 실내에서 자라고 있는 녀석들은 그런 축복을 누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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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주인의 돌봄만이 실내 식물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귀찮다고 생각 말고 여름철 식물의 특성에 대해 조금만 알아두시라. 약간의 팁만 알아 둔다면 식물 키우기의 중간은 갈 수 있고 여름에 식물을 키우는 것은 장점이 더 많은 일이므로.
실내 온도를 내리는 식물의 힘
여름철 싱그러운 초록 잎들은 실내 분위기에 청량감을 더한다. 바라만 봐도 시원해 지는 느낌이 든다. 실물은 보기에만 시원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실내 온도를 내리는 일등 공신이다.
식물은 빨아들인 물 중에서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사용하는 양은 극히 일부분이고 나머지 90%이상은 증산작용을 통해 대기 중으로 다시 배출한다. 여름철 실내에 식물을 두면 약 2~3℃ 정도의 실내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반면, 겨울철에는 그 정도로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식물은 실내 습도가 낮을수록 증산량을 늘림으로써 자동으로 실내 습도 조절까지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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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실내 식물 관리 요령
● 직사광선을 피하자
식물은 해가 잘 드는 곳에서 잘 자라기 마련이지만 여름철 뜨거운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잎이 타는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 경우 식물의 잎이 옅어지고 약해져서 축 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반그늘을 이용하도록 한다. 창문 등에 햇빛이 한 번 거쳐 들어오는 곳에서 식물을 키우게 되면 처진 잎도 금세 활기를 되찾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화상을 입은 잎은 떼어내도록 한다.
● 물은 반드시 오전에 주자
오전 8시에서 11시 사이에 물을 주도록 한다. 해가 한창 뜨거울 때 물을 주면 화분 속 온도가 올라가 뿌리가 상할 수 있으며 잎에 물이 묻어 있는 경우 물방울이 렌즈 역할을 하게 되어 잎이 햇빛에 타버릴 수 있다. 뜨거운 햇빛 아래서 광합성을 하기 전인 오전에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주어야 하며 장마철 이외에는 거의 매일 밑으로 새어 나올 만큼 흠뻑 준다.
단, 다육식물의 경우만 오후에 물을 주도록 한다. 다육식물은 한여름엔 아예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이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한 번만 물을 줘도 그 수분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꼭 줘야 할 때는 여느 식물과 달리 해질녘에 주는 것이 좋다. 그 외 식물들은 모두 아침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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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문을 열어 통풍 시키자
에어컨 등을 켜놓게 되면 문을 닫아 놓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식물의 통풍관리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 습도조절이 힘든 장마철이나 햇빛이 지나치게 노출되면 습도 높은 여름에도 식물이 마르게 된다. 오전에 한 시간 정도 문을 열어 두어 식물이 바람을 쐴 수 있게 한다. 또는 식물이 있는 쪽으로 선풍기를 회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장마철엔 겉 흙이 말랐을 때만 물을 주자
습도 높은 장마철에는 화분의 수분 증발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면 안 된다. 2~3일에 한 번 정도 겉흙을 만져보아 물기 없이 말라있을 경우에만 물을 주도록 한다. 줄기가 약한 식물은 수분이 너무 많으면 뿌리가 물러버릴 수 있다. 수분이 충분한데 또 물을 줄 경우는 뿌리가 썩게 되므로 주의한다.
● 병충해, 진딧물은 우유로 제거하자
고온 다습한 여름철 식물관리에 있어 또 하나의 복병은 병충해이다. 진딧물이나 곰팡이 혹은 잎에 하얗게 생기는 응애류 등을 볼 수 있는데 환기가 부족하고 습도가 높고 공기가 정체되어 있을 때 발생하게 된다. 벌레를 없애려면 병충해 제거용 농약을 2000배 희석해서 사용하거나 물에 우유를 희석해서 분무기로 뿌린다. 진딧물 등의 병충해는 우유를 뿌리면 함께 굳어서 죽게 된다. 밤에 뿌리고 아침에 깨끗이 닦아준다. 씻어내지 않으면 벌레가 더 꼬일 수 있으니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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